사회복지사를 포함하여 노인복지 관련 일을 하는 요양보호사 등 복지와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은 선하고 착한 사람들인가?
비슷한 질문이지만 선하고 착해야 하는가? 꼭 그렇지 만은 않다. 그리고 그럴 필요도 없다. 그것이 나의 결론이다.
나는 착한 사람인가?
일본의 노인 요양 시설에서 근무를 하다보면, 이용자 노인들에게 ‘야사시 하다’ 라는 일본어 표현을 많이 듣는다.
한국어로 ‘착하다’ 라는 일본어 표현이다.
그럴 때 마다, 나는 나에게 반문한다.
‘나는 착한가?’
그렇지 않다.
나는 내가 착한 사람 혹은 선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나쁜 사람인가? 하면 딱히 그렇다고 대답하기도 어렵다.
나는 그저 평범한 사람일 뿐이다. 그저 복지 관련 일을 업으로 하고 있는 평범한 사람일 뿐이다.
복지관련 일을 함에 있어 왜 ‘착함’ 이라는 개념이 왜 갑자기 추가 되는가?
어찌 보면 전혀 관계 없는 기준이다.
나는 그저 월급 받으며, 일 하고 있는 것 뿐이에요
물론 노인분들의 마음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노인들의 곁에서 최선을 다해 신체 활동을 돕고, 부르면 달려가고, 노인분들이 무언가 필요로 하는 것이 있는 것이 있다면, 당신이 말하기 전에 먼저 준비하여 제공을 하니, ‘착하다’ 라고 표현하는 것일 것이다.
나에게 ‘착하다’ 라는 표현을 하는 노인 분들께 나는 항상 대답한다.
“월급 받고 있으니 열심히 일 하는 것 뿐이에요”
라고 농담처럼 대답한다. 그러면, 상대방 노인은 웃으면서 다시 대답한다.
“그건 그거고, 착한건 착한거지. 고마워”
그렇게 생각해 주신다니 감사할 따름이다.
그러나 아니다. 착한 것과 친절한 것은 확연히 다르다.
착하지 않아도 친절할 수는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호텔 직원이나, 백화점 직원 들을 보시라.
그들이 얼마나 친절한가.
그러나 우리는 그 사람들을 향해서 ‘착하다’ 라고 쉽게 표현하지는 않는다. ‘친절하다’고 표현할 뿐이다.
그런 의미에서 ‘친절함’ 과 ‘착함’ 은 다르다.
사회복지 혹은 노인요양의 일을 하고 있는 사람은 친절해야 한다.
심성이 착하든 그렇지 않든 상관없다. 그것이 내가 생각하는 결론이다.
일본 노인요양시설의 개호직원
몇 년 전에 일본의 요양시설의 직원이 직원과 노인들 다수를 향해 심각한 폭력을 휘두르는 사건이 발생했다.
물론 가해자가 있으니 피해자도 발생했다.
이 사건 이후, 그 직원은 당연히 경찰에 체포되어 수감 되었다.
범행의 원인에 대한 일본 경찰의 브리핑은 단순했다.
‘노인 요양시설에서 근무 하며 스트레스가 많았다’ 이었다.
개인적 경험 – 사회복지시설 대표들
지금까지는 일본의 경우를 예로 들었다. 한국의 경우도 살펴 보자.
다음의 예는 모두 개인적으로 직접 겪었던 일들이다.
사회복지사가 선하고 착한 사람들이라면 당연하게도 사회복지 시설을 운영하고 있는 시설 대표들은 천사들인 사실은 틀림이 없을 것이다.
사회복지사를 채용하고 있는 리더급의 사회복지사 들이니, 착한 사람들이 확실하지 않을까?
‘사회복지사들은 착하다’는 명제에 도달하려면 말이다.
Case 1 – 시골 노인 요양원 원장의 난방비
아주 오래 전, 나는 시골의 노인 요양원에서 근무한 적이 있었다.
겨울이 되면, 요양원이 있는 해당 지자체에서 난방비를 지원받았다.
난방비란, 기름 보일러에 들어가는 ‘등유 구입’ 에 대한 비용 이었다.
등유를 구입한 영수증을 첨부하여 회계 처리를 하는 것으로 난방비를 지원 받는 곳이었다.
문제는, 그 요양원은 등유로 난방을 하지 않았다.
그 시설은 전기를 사용해서 난방을 하는 곳이었다.
그러나 한달에 한 두 번씩 등유를 공급하는 주유소 차량은 요양원의 주차장으로 들어왔으며, 등유는 요양원이 아닌 요양원 부지 내에 위치한 원장의 집으로 갔다.
그리고 그 집의 보일러실에 등유를 가득 채워 두고 돌아가는 것을 겨우내 반복했다.
공금횡령이다.
이 사회복지사가 착한 사람인가? 글쎄다.
Case 2 – 시골 요양원 원장의 숙식제공
한번은 직장을 구하기 위해 차로 한시간이나 걸리는 다른 지역으로 가서 면접을 보았다.
아무 연고도 없던 그 지역에 이력서를 보내고 그 곳에 취직을 하고자 결심한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해당 시설에서 내세우는 조건이 숙식 제공 이었기 때문이었다.
당시 나의 경제적 상황은 매우 좋지 않았다.
타지역 에서 근무할 경우에, 내 능력으로 숙식을 해결할 수 없었다.
지금도 마찬가지 이지만, 당시에도 요양원 직원의 월급이 턱없이 적었다.
그러나 숙식을 제공해 주는 조건이라면, 어찌어째 직장생활을 해 나갈 수 있을 것 같았다.
한 시간 가량의 면접을 마친 후, 출근을 하기로 상호간에 결론을 내렸다.
면접을 마친 후, 나는 당연하게도 요양원 원장에게 물었다.
내가 숙식하게 될 방은 어디인지 물었다.
해당 요양원에서 구인광고를 낼 때, 숙식을 제공해 주는 조건에 구체적으로 ‘방’ 이라고 명시가 되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 원장은 나를 입소 노인들이 생활하고 있는 방으로 데리고 갔다. 그것도 다인실 이었다.
침대 4개 중에 세 곳은 요양원 입소 노인들이 누워 있었고 침대 하나가 비어 있었다.
그 침대를 가리키더니 “여기 빈 침대 하나 있으니, 앞으로 여기서 생활 하시면 되겠네요” 라고 말했다.
나는 순간 할말을 잃고 잠시 침묵 했다. 그리고 다시 그 요양원 원장에게 물었다.
“만약에 당신이, 타 지역에서 개인실을 제공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 곳에 갔는데, 알고 보니 입소 노인들 옆에 있는 침대 하나 내어 주면서, 입소 노인들 옆에서 자라고 한다면 어떤 기분일 것 같나요?” 라고 물었다.
그 원장은 아무 대답도 하지 못했고, 그 길로 나는 뒤도 안돌아보고 나와 버렸다.
내가 들고 갔었던 이력서는, 다시 내놓으라고 말한뒤 돌려받고 그대로 들고 요양원을 나와버렸다.
어떤가? 이 요양원 원장은 착한 사람이라고 생각이 드는가?
Case 3 – 장애인 그룹홈의 시설장 사회복지사
장애인 그룹홈에서 잠깐 근무 했던 적이 있다.
그곳은 페이도 제법 괜찮았었다.
그 전까지 주로 노인 요양원에서 근무 했던 나는, 노인 시설과 장애인 시설의 월급 차이가 그렇게 많이 나는지 몰랐었다.
그 시설로 출근한 지 둘째날 이었다.
나는 그룹홈 전체 청소를 혼자서 해야 했다. 나름 열심히 청소를 했다.
화장실부터 거실, 그리고 장애인들이 생활하고 있는 개인방 까지 청소를 마쳤다.
내 나름대로는 정말 열심히 청소를 했다고 생각 했다.
월급도 많이 주는 새 직장에서 새출발하려고 하는데, 누군들 열심히 하지 않겠는가?
청소가 끝난 뒤, 얼마 뒤에 시설장이 들어오더니, 청소 상태를 점검(?)하기 시작했다.
순간 이게 무슨 상황인가 싶었다. 이 시설은 청소상태를 일일이 검사 맡아야 하는 곳인가?
학생도 아니고, 군대도 아니고, 감옥도 아니고 황당하기 그지 없었다.
시설장은 나를 한 쪽에 덩그러니 세워두더니, 이 곳 저 곳을 둘러보며 손가락으로 이 곳 저 곳을 문질러 보며 먼지가 손가락에 묻는지 확인을 하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는 딱히 지적할 것이 없었는지 한참 바닥을 유심히 살펴 보더니 무언가를 집어서 나에게 가지고 왔다.
머리카락 한 올 이었다.
머리카락 한 올을 들어 나에게 들이 밀며 “청소를 똑바로 해야 할 것 같다” 고 이야기하고 있는 그 시설장을 보면서 나는 어이가 없었다.
어떤가 이 사회복지사는 착하게 보이는가? 참 세상에는 별의 별 사회복지사들이 있다.
Case 4 – 노인의 물 컵을 빼앗아 설거지 통에 던져 넣었던 요양보호사
노인 요양원에서 근무 하면서 리더 요양 보호사와 함께 근무 했던 적이 있다.
나는 저녁 식사를 준비하면서 식탁에 음식이 담긴 그릇과 물 컵등을 준비 하고 있었다.
그 요양원 에서는 요양보호사가 어르신들의 식사를 준비 하던 곳이었다. 한마디로 ‘직원이 쌀을 씻어, 밥도 해야 되는 곳’이었다.
음식을 열심히 만들어 개인 쟁반에 음식들을 올려두고 있을 때, 한 치매 어르신이 오셨다.
그 어르신은 물 컵을 조용히 집어서 들어서 잠깐 살펴 보는 행동을 했다.
그 때, 직원들의 리더 요양보호사가 오더니 그 노인에게서 물 컵을 세차게 빼앗은 뒤 노인을 향해 반말로 소리를 지르는 것이었다.
“만지지 마!”
“?”
그리고는 물 컵을 가지고 오더니, 내 앞에 있던 설거지 통에 집어 던지면서, “저 사람이 만진 컵이니 세균이 있을지도 모르니 설거지를 하라”며 나에게 명령 같은 지시를 했다.
어떤가? 이 리더 요양보호사는 착해보이는가?
결론
그렇다면 사회복지사 및 요양보호사 그리고 개호복지사의 일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이상한 사람들이 많다는 이야기 인가?
결코 아니다.
사회복지와 관련된 사람들에 대한 선입견이 있는 사람에게, ‘실상은 이렇다’ 라는 것을 알려주기 위함이다.
만약 누가 나에게 ‘위의 이야기들은 당신의 개인적인 경험이 들어가 있지 않은가? 당신의 개인적인 경험을 일반화시킬 수 있는가?’ 라고 반문할 수 있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이 바로 그것이다.
‘착함’ 이라는 개념은 매우 개인적인 것이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규정할 수가 없는 것이다.
매우 개인적인 개념 이기 때문에 “착함을 위해 본인을 강박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나도 사회복지사 이자 요양보호사 이며, 개호복지사이다.
우리는 착해야 하는 사람들이 아니다.
우리는 상식을 지키는 사람이어야 한다.
그리고 우리는 착한 사람이 아니라 ‘친절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친절’은 객관적이며, 일반화 시킬 수 있는 개념이다.
복지와 관련된 사람들은 ‘착함’을 추구할 것이 아니라, ‘친절’을 추구해야 한다.
그것이 맞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