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베 산노미야(三宮)를 대표하는 맛집 중 하나를 꼽으라면, 주저 없이 ‘뉴 뮌헨(ニューミュンヘン)’을 떠올리게 됩니다. 이곳은 단순히 맥주를 판매하는 곳이 아니라, 고베 시민들의 추억이 담긴 역사적인 장소이자, 일본에서 치킨과 맥주 조합(치맥)을 즐기는 일본 치맥의 ‘원조’ 격인 치킨 전문점입니다.
회사 근무를 마치고 동료들과 고베 산노미야를 찾았습니다. 일본은 한국과 달리 바삭바삭한 치킨을 찾기가 힘듭니다. 하지만 고베에는 뮌헨이라고 하는 치맥을 즐길 수 있는 레스토랑이 있습니다. 뮌헨의 일본어 발음은 뮨헨입니다. 뮌헨이든 뮨헨이든 치맥을 만날 수 있는 산노미야로 동료들과 함께 갔습니다.
1. 뉴 뮌헨(ニューミュンヘン)은 어떤 곳인가?
뉴 뮌헨은 1958년 오사카에서 처음으로 개업하여, 60년이 넘는 세월 동안 고베와 오사카 지역에서 사랑받아 온 전통 있는 비어 홀(Beer Hall)입니다. 고베 산노미야 뮌헨은 6년 뒤인 1964년에 생겼다고 합니다. 정말 어마어마하네요. 1964년에 유럽식 레스토랑을 오픈하다니. 알다가도 모를 일본의 현대 역사입니다.
한국은 1958년, 1964년에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요? 625전쟁 후, 한참 쌀농사 짓고 살기에도 힘들었던 시기인것 같은데, 일본은 독일식 맥주 전문점을 카피해 들여와서 체인점을 오픈하고 있었네요.
이곳 산노미야 뮌엔은, 독일 뮌헨 스타일의 대형 맥주 홀을 콘셉트로 하여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곳의 시그니처 메뉴는 독일식 맥주와 치킨을 그 당시 일본사람들에게 소개하고 굉장히 인기를 끌었던 모양입니다. 이곳의 치킨인 ‘카라아게(鶏の唐揚)’는 일본식 프라이드치킨의 원조 격으로 불린다고 합니다.
지금 먹어도 맛있는데, 1960년대에는 이 음식이 얼마나 맛있었을까요?
- 분위기:
- 높은 천장과 넓은 홀, 그리고 나무 테이블이 주는 편안하고 이국적인 분위기가 특징입니다. 레트로하면서도 활기찬 에너지가 가득합니다.

전체적인 분위기는 목제 건축 분위가와 나무 테이블을 메인으로 디자인한 것 같았습니다.
함께 방문한 직장동료 한 명이 40년 전에도 이 분위기와 똑같았다고 합니다.
같은 인테리어를 수십년동안 깨끗하게 유지하고 있는 것도 참 대단하다 싶었습니다.
- 고베의 역사:
- 고베 시민들에게는 단순한 맛집을 넘어, 회식이나 특별한 모임 장소로 자리매김한 추억의 공간입니다. 실제 회식하고 있는 직장인들도 많았지만, 가족단위로 손님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어린 아이들이 행복한 표정으로 치킨을 하나씩 들고 먹는 모습이 참 보기좋았습니다. 이 아이들은 이 순간을 오랫동안 기억하지 않을까요?
2. 시그니처 메뉴 후기: ‘명물 카라아게’와 생맥주의 환상 조합
뉴 뮌헨에 왔다면 반드시 먹어야 할 단 두 가지 메뉴가 있습니다. 바로 카라아게(프라이드치킨)와 생맥주입니다. 일본에서는 치킨을 치킨이라 하지 않고, 카라아게라고 합니다.
뉴 뮌헨 카라아게 (鶏の唐揚)
뉴 뮌헨의 카라아게는 여느 치킨과는 차별화됩니다. 주문 즉시 튀겨 나오기 때문에 겉은 바삭함을 넘어 ‘파삭’ 소리가 날 정도로 경쾌합니다.
- 맛의 특징: 닭 껍질은 얇고 바삭하며, 속살은 육즙을 가득 머금고 있습니다. 튀김옷에 강한 양념이 없어 닭 본연의 담백함과 감칠맛이 살아 있습니다.
- 팁: 함께 제공되는 레몬을 뿌려 먹으면 느끼함을 잡아주어 더욱 상큼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간이 되어 있어 별도의 소스가 필요 없지만, 후추나 소금을 살짝 곁들이면 맛이 배가 됩니다.

일본에서 찾아보기 힘든, 바삭한 겉표면의 치킨 입니다.
다른 메뉴도 많이 있지만, 우선 이 메뉴를 주문해야 합니다.
메인 메뉴 입니다.
신선한 생맥주
맥주 관리가 철저하기로 유명한 뉴 뮌헨답게 생맥주의 신선도는 최고 수준입니다.
- 종류:
- 클래식 라거인 ‘아사히 수퍼 드라이(Asahi Super Dry)’가 메인이지만, 계절 한정 맥주나 다른 종류의 맥주도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습니다. 저희 일행은 1리터 맥주잔에 담긴 수퍼 드라이를 주문했습니다. 컵이 너무 커서 들고 마시기도 힘들더군요. 그러나 유리잔이 너무 커서 마시는 재미는 있었습니다.
- 두번째 맥주는 흑맥주를 주문했습니다. 수퍼 드라이 보다 약간 떫은 맛이 나긴 했지만, 그것도 그런대로 나름 풍미가 느껴지는 맛이었습니다.

왼쪽은 아사히 수퍼 드라이 중 디럭스잔 입니다. 이곳에서 가장 큰 사이즈의 잔이었습니다. 직원에게 물어보니 한잔 크기가 1리터라고 하더군요.
오른쪽 사진은 흑맥주입니다. 풍미가 뛰어나지만, 약간 떫은 어른스러운 맛이었습니다.
- 목넘김: 특유의 탄산감과 청량함이 기름진 가라아게와 만나면 그야말로 완벽한 치맥 궁합을 자랑합니다. 맥주 한 모금에 하루의 피로가 싹 풀리는 기분입니다.
그 외 추천 메뉴
카라아게 외에도 저와 일행은 ‘네기타코폰즈:ねぎたこポンズ(문어숙회)‘와 ‘야채 샐러드’도 주문해서 함께 먹었습니다. 카라아게 메뉴가 메인이지만, 그래도 왠지 샐러드와 해산물이 있으면 조금더 깔끔한 느낌으로 음식을 즐길 수 있을 것 같아 주문했습니다.
그 외에도 독일식 소시지를 메뉴판에서 커다랗게 홍보하고 있던데 잠시 고민했으나 주문 하지는 않았습니다. 소세지 하나에 1000엔 정도 하던데 소세지 하나를 한국돈으로 만원주고 먹기에는 조금 주저하게 되더라구요. 차라리 카라아게를 추가주문하자 결론을 낸 뒤, 기본 메뉴인 카라아게를 한 번 더 주문했습니다.

3. 방문 팁 및 위치 정보
뉴 뮌헨은 고베 내 여러 지점이 있지만, 산노미야역 근처의 본점(神戸大使館)이 가장 크고 상징적입니다.
- 위치:
- JR/한큐/한신 산노미야역에서 도보로 약 5~10분 거리입니다. 산노미야 센터가이(三宮センター街) 딱 중간지점에 위치해 있습니다.
- IKUTA ROAD 라는 아치형 간판 바로 옆에 뮌헨 건물이 있습니다. 이쿠타 신사(生田神社)를 시작으로 해안가로 직선으로 계속 이어지는 길을 이쿠타 로드(IKUTA ROAD)라고 합니다.
- 뮌헨 건물 앞에는 ‘ニューミュンヘン神戸大使館(뉴 뮌헨 고베 대사관)’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재밌는 표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치맥 파는 식당 이름을 대사관이라는 단어를 갖다 붙이다니 자부심이 어마어마한 듯 합니다..
- 건물은 5층 건물인데, 5층 전체가 뮌헨에서 전부 사용하고 있습니다. 일본 식당은 보통 작은 규모인데, 그동안 얼마나 인기가 많았으면, 이 금싸라기 땅에 5층 건물을 짓고 60년 넘게 유지하고 있나 싶었습니다.

이곳은 산노미야에서 동서로 길게 이어지는 센터가이 상점가 중간부분에 이쿠타로드가 남북으로 교차되는 지점입니다.
왼쪽에 보이는 IKUTA ROAD 라고 적힌 아치형 기둥 바로 오른쪽에 보이는 건물이 있습니다.
오른쪽 사진에 보이는 건물이 ‘뉴 뮌헨’ 레스토랑입니다.
- 예약:
- 저녁 피크 시간대(오후 6시~8시)에는 대기가 길어질 수 있습니다.
- 특히 주말에는 예약을 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 예약은 방문일 일주일 전에는 해야지 안정적으로 예약을 할 수 있습니다. 저와 일행도 이틀 전에 예약을 하려고 전화를 했으나, 예약석은 꽉찼다고 하더군요.
- 퇴근 후, 산노미야의 다른 곳으로 가서 맥주 한 잔을 하려고 했지만, 지나가는 김에 슬쩍 들러서 혹시 자리가 있는지 물어보니 자리 빈곳이 있다고 안내를 받아서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 영업 시간:
- 점심시간부터 영업을 시작하므로, 점심에 맥주와 치킨을 즐기는 ‘히루노미(昼飲み)’를 경험할 수도 있습니다.
- 히루노미(昼飲み)는 낮부터 술을 마시는 것을 의미합니다. 일본사람들은 주로 휴일에 히루노미를 즐깁니다. 물론 술을 좋아하는 사람들에 한해서입니다.
- 예산:
- 1인 기준 2,000엔~4,000엔
- 예산 폭이 넓은 이유는 카라아게와 맥주 1잔이라면 2,000엔으로 마무리 됩니다. 그러나 여러가지 메뉴를 맛보고 맥주도 2잔 이상일 경우에 4,000엔 정도로 예산을 잡으시면 될 것 같습니다.
고베의 세련된 분위기 속에서 일본의 정통 치맥 문화를 경험하고 싶다면, 산노미야의 뉴 뮌헨에 방문하셔서 고베에서 치맥을 즐겨보세요. 한국사람의 기준에 딱 맞는 치맥은 이곳이 고베에서 1순위일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