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베 타치노미 이자카야, 퇴근길 직장인들의 성지 ‘에키마에 스탄도’ 방문기

오늘은 JR 고베역 바로 앞에서 고베 직장인들의 퇴근길을 책임지는 고베 타치노미 이자카야, ‘에키마에 스탄도(エキマエスタンド)‘를 소개해 드립니다.

일본 고베에서 외국인 입장으로 살아가는 저로서는 화려한 레스토랑도 좋지만, 현지인들의 삶이 그대로 녹아있는 골목 술집을 찾는 재미가 아닐까 싶습니다.

아마도 일본 혹은 고베에 여행을 오는 여행객들도 현지인들의 삶의 모습을 발견하며 잠시 함께 어울려 보고자 하는 마음도 저와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위치 및 분위기: 고베역 바로 앞, 한국의 포장마차 같은 정겨움

이름처럼 JR 고베역 바로 앞에 자리 잡고 있어 접근성이 최고입니다. 이곳은 앉아서 여유롭게 대화를 나누는 일반적인 이자카야와는 결이 조금 다릅니다. 바로 ‘서서 마시는 술집’인 타치노미야(立ち飲み屋)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퇴근 시간대에 방문해 보면, 양복을 입은 직장인들이 좁은 공간에 옹기종기 모여 술잔을 기울이는 풍경을 마주하게 됩니다. 마치 한국의 퇴근길 포장마차처럼, 하루의 피로를 가볍게 털어내고 집으로 돌아가기 전 들르는 정거장 같은 분위기입니다.

다만 한국의 술집 혹은 일반적인 이자카야와는 사뭇 다른 느낌이라면 모두 서서 술을 마시고 있다는 분위기일 것입니다.

에키마에 스탄도의 입구에 테이블이 2~3개 정도 마련되어 있어서 테이블에 앉아서 마시고 싶은 분이라면 입구에 있는 테이블이 앉아서 마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매장 안쪽의 메인 홀로 들어가면 이곳의 기본 컨셉은 ‘타치노미’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고베 타치노미 에키마에 스탄도 입구의 모습입니다.
고베 타치노미 에키마에 스탄도 입구의 모습입니다.
입구에 테이블이 2~3개 보이며, 앉아있거나 서있는 소님들의 모습이 보입니다.
매장 안쪽으로 더 들어가면 이보다 메인 홀이 있습니다. 그곳에서는 모든 손님들이 서서 술을 마시고 있습니다.
타치노미야의 특징입니다.


타치노미(立ち飲み)란?

일본에는 ‘서서 술을 마시는 것’을 ‘타치노미(立ち飲み)‘라고 하며, 이런 스타일의 술집을 ‘타치노미야(立ち飲み屋)‘라고 합니다.

테이블을 두지 않아 회전율이 빠르고, 좁은 공간에도 많은 손님을 받을 수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손님이 들어와서 후딱 마시고 후딱 가버린다는 의미입니다.

에키마에 스탄도 역시 타치노미 술집이기 때문에 차분히 앉을 자리는 없지만, 그 특유의 활기와 에너지가 넘치는 곳입니다.


1,000엔의 행복: 가성비 끝판왕 ‘센베로(せんべろ)’ 메뉴

이곳에서 가장 인기 있는 메뉴는 단연 ‘센베로(せんべろ)’ 세트입니다.

  • 의미: ‘센’은 1,000엔을, ‘베로’는 술에 취해 헤롱헤롱거리는 모습인 ‘베로베로’를 뜻합니다. 즉, “1,000엔으로 취할 때까지 마신다”는 재미있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 구성: 단돈 1,000엔으로 술 3잔 + 간단한 안주 1개를 즐길 수 있습니다.

실제로 3잔에 취하긴 어렵겠지만, 작명 센스가 돋보이는 이 메뉴는 고베 직장인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구성입니다.

고베 타치노미 이자카야 '에키마에 스탄도'에서 주문한 '센베로' 세트 메뉴 구성입니다.
고베 타치노미 이자카야 ‘에키마에 스탄도’에서 주문한 ‘센베로’ 세트 메뉴 구성입니다.
제가 주문했던 술과 메뉴입니다.
왼쪽부터 ‘레몬사와’, ‘하이볼’, ‘생맥주’ 그리고 ‘마구로 샐러드’입니다.
위 사진에서 보이는 술 3잔과 간단한 안주 하나의 가격이 1,000엔 입니다.
퇴근길 한잔에 딱 알맞게 세트메뉴를 구성해 둔 것 같습니다.


직접 체험해 본 센베로 이용법

저도 직장 동료와 함께 퇴근길에 들러 센베로를 주문해 보았습니다.

  1. 플라스틱 칩: 센베로를 주문하면 플라스틱으로 된 칩 3개를 받게 됩니다. 이 칩은 술 한 잔과 교환할 수 있는 일종의 코인입니다.
  2. 주류 선택: 저는 첫 잔으로 시원한 생맥주, 두 번째는 깔끔한 하이볼, 마지막은 상큼한 레몬사와를 선택했습니다. (참고로 생맥주는 센베로 구성 중 1회만 주문 가능하니 참고하세요!)
  3. 안주: 첫 잔을 주문할 때 안주도 함께 고를 수 있습니다. 저는 마구로(참치) 샐러드를, 동료는 두부 조림을 주문했는데, 가격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솜씨 있게 만들어진 요리가 나와서 만족스러웠습니다.
센베로 메뉴를 주문하면 받는 칩입니다.
센베로 메뉴를 주문하면 받는 칩입니다.
제일 처음 칩을 3개를 받는데, 처음에 생맥주를 주문하고 칩을 하나 사용했기 때문에 사진에는 칩이 두개만 남아있는 모습입니다.
칩에 적혀있는 숫자는 크게 의미가 없습니다. 그저 술을 추가로 주문하고 아무 칩이나 내면 됩니다.


고베의 밤을 현지인처럼 즐기고 싶다면

에키마에 스탄도는 세련되거나 조용한 곳은 아닙니다. 하지만 고베 현지 직장인들이 어떤 분위기에서 하루를 마무리하는지, 그들의 진솔한 삶의 활기를 느끼기에는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한 곳입니다.

고베역 근처에 머무시거나 저녁 시간에 이곳을 지나신다면, 가벼운 마음으로 들러 보세요. 칩 3개를 들고 어떤 술을 마실지 고민하는 즐거움, 그리고 서서 마시는 맥주 한 잔의 짜릿함을 꼭 느껴보시길 추천합니다!

마지막으로 알려드릴 것이 한가지 있습니다. 이곳은 흡연이 가능한 술집입니다. 고베에서도 대부분의 술집은 흡연이 불가능하지만, 아직 몇 군데 흡연을 허용하는 곳이 남아있습니다.

‘에키마에 스탄도’는 매장내에서 흡연을 허용하는 곳이기 때문에 들르실 때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흡연가라면 장점으로 여겨질 것이지만, 비흡연가라면 단점으로 작용할 수 있으니 참고하셔서 방문여부를 결정하시를 추천해 드립니다.

에키마에 스탄도(エキマエスタンド)

  • 위치: JR 고베역(神戸駅) 도보 1분
  • 특징: 초역세권, 가성비 센베로 메뉴, 활기찬 타치노미 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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